디스트릭트 나인
1. 예상하거나 기대했던 SF가 아니었다. 이건 너무 지나치고 노골적인 직유잖은가. SF의 탈을 쓴 이 따위 정치적 비판, 게다가 이렇게 다 늦고 낡은...

2.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굳이 빌릴 필요가 있었나? 앞뒤가 제대로 들어맞지도 않는데.

3. 너무 징그럽다. 잔인하기도 하고.

4. 비커스 역을 맡은 배우는, 히틀러로 캐스팅되면 잘 어울리겠더군.

5. 돈 아까웠다.
by 얼음칼 | 2009/10/30 21:36 | 영화 | 트랙백 | 덧글(2)
국어 공부가 필요한 기자들
1. 기자들 스스로는 자신들이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믿을 듯 싶다. 그런 사람들도 일부 있겠지. 하지만 대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보인다. 언론사 입사 시험이 언론고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까지 어려워졌다는 반면, 인터넷 언론의 범람으로 기자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만, 메이저 신문이나 공중파 방송의 기사 중에서도 한심한 용법을 찾기는 별로 어렵지 않다.

2. 여태까지 들은 중에서 가장 황당한 용법은 불편부당이었다. 불편부당(不偏不黨)이란 네이버 사전에서도 보듯이 "아주 공평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KBS의 어떤 진행자는 휴가철 바가지 요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불편부당(不便不當)"한 일을 당하면 자기네 방송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었다. 유머는 아니었고 아주 진지했으므로, 저 사람은 불편부당이 저런 뜻이라고 알고 있다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3. 요즘 듣고 보는 단어의 용법 중에서 가장 눈과 귀에 거슬리는 건 "당부"라는 단어다. 인터넷 검색해 보면 뉴스마다 엄청나게 사용된다. 길게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이 당부라는 표현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무언가 주의를 주거나 부탁하는 경우를 묘사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즉, 동등한 지위 간에, 혹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부탁할 때 사용해서는 안된다. 사장이 사원에게 일을 열심히 해 줄 것을 당부해야지, 신입사원이 사장에게 월급을 올려줄 것을 당부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4. 거의 모든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당부의 용법에 저런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하다. 하긴, 당부만 그런 건 아니고, 그런 식의 미묘한 용법 차이가 있는 단어들이 수두룩한데 볼 때마다 답답하다.
by 얼음칼 | 2009/10/27 08:38 | 찌라시,쓰레기 | 트랙백 | 덧글(7)
자축
1. 타이거즈(기아가 아닌)의 열번째 우승을 자축한다. 이 우승이 기쁜 가장 큰 이유는, 내년에는 올드 유니폼 데이를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2. 중계는 다른 사정 때문에 못봤다. 중간에 잠시 4회말 삽질하는 모습을 보고 계산해 보니 그 때까지 퍼펙트였다는 걸 깨닫는 순간 지완이가 폭풍같이 땅볼 치고 죽어 버렸다. 그 후 5회초 삽질하는 모습을 보다가 3대 0이 되는 걸 보고 티비 끄고 일어서 버렸고, 불안한 마음에 박언니의 문자 중계만 계속 들었는데, 누군가로부터 5대 3으로 경기가 끝났다는 헛소문을 듣고 엄청 낙담했었다. 그런데 10초 후에 박언니로부터 그게 6회말 끝이라는 문자가 와서 안도했는데, 정말 오늘 경기 길게 하더군. 한 이닝이 보통 30분은 넘게 걸린 듯 하다. 결국은 8회말에 다시 티비 앞에 돌아갔지만 우리 예쁜이 용큐가 더 삽질하는 모습을 보곤 불길한 예감에 아예 관람을 포기했었다. 결과를 알고 났으니 얘기지만, 안보길 잘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으면 저 과정 하나하나에 다 심장이 조여서 7회에 찌롱이 홈런 나올 때 쯤에는 나도 김동연처럼 졸도했을 지 모른다.

3. 그래도 잠실에 직관 갔어야 했다. 갈 수 있었는데... 그 장면을 현장에서 누렸어야 했는데.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도 남부럽지 않은 직관필패. 대승적으로 안가길 잘했다.

4. 내년에 기아는 이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만에 하나 구로동맹이 다 팀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는 용운이가 돌아온다. 범석이와 기주만 제대로 재활이 된다면 투수력은 지금 전력보다 크게 못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즉, 외국인 투수와 범석이, 기주가 동시에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외국인 투수에 대해서는 그 동안 프런트와 코칭 스태프가 보여준 안목을 믿을 수 있다. 다만 한가지 불안 요인은 김상사였는데, 만약 타이거즈가 올해 우승하지 못했다면 상현이는 내년 슬럼프에 빠질 소지가 컸는데 다행히 우승함으로써 내년에도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금년 만큼의 크레이지 모드는 아니겠어도 그 동안 쌓인 한과 잠재력을 생각한다면 올해가 유일한 몬스터 시즌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다.

5. 내년에도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일, 감독이 이만수로 바뀌지 않는 한은 적어도 지금 수준의 전력을 10년간 유지할 것이 명백한 SK야말로 가장 큰 라이벌일 거다. 난 사실 김성근 감독이 앞으로도 10년 정도는 더 현역에 계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강한 팀이 리그를 10년 정도 지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나라 프로야구도 10년 후에는 양적인 면에서조차 일본에 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두려운 일이지만, 크게 본다면 그렇다. 사실 좀 더 크게 본다면, SK는 이만수에게 물려주고 앞으로 10년 정도 롯데 감독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6. 다시 한번 우리 타이거즈의 승리를 축하한다. 선수 하나하나가 다 예쁘다. (재응이 너만 빼고) 이 자리에 같이 서 있었어야 했을 신용운, 이범석, 김경언, 김선빈, 홍세완, 채종범. 특히 용운이. 우리는 너희들도 잊지 않는다. 내년 이 자리에는 너희들도 같이 서서 승리의 감격을 누리기 바란다.
by 얼음칼 | 2009/10/24 23:20 | 스포츠 | 트랙백 | 덧글(10)
네 남자를 믿지 말라
네 남자를 믿지 말라네 남자를 믿지 말라 - 8점
리저 러츠 지음, 김이선 옮김/김영사

1. 여전히 참 짜증나는 인간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2. 특히 싫은 부분은 전편과 동일. 무식한 주제에 전문가인 척 한다는 점.

3. 전편보다 좀 나아진 부분은, 작가가 스스로 범죄의 전문적인 부분을 설명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그리고 그걸 취재하거나 체화할 정성도 없다는) 점을 깨달은 듯 하다는 거다. (혹은 편집자의 지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들이 전문가가 아니라 아마추어라는 점을 인정하는 묘사가 늘어났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는 방식에서 좋은 점은, 취재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즉 매우 편해졌다는 것. 작가로서는 날로 먹는 이점이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니다.

4. 번역자는 그저 그런 수준을 유지한다. 전편과 똑 같은, 딱 자기 능력 만큼.
http://swordman.egloos.com2009-10-23T14:44:120.3810
by 얼음칼 | 2009/10/23 23:44 | | 트랙백
안토니아스 라인
1. 이렇게 못생긴 사람들만 줄줄이 나오는 영화 정말 오랫만에 본다. 테레사의 아역 하나 빼 놓고는 참 다들 못생겼다. 특히 다니엘 역의 여자는 64년생이라니 영화 촬영 당시인 95년 기준으로는 31세인데 보기는 45세쯤이다.

2. 유럽 예술영화라는 것들 보면 도대체 레즈비언 한번 안나오면 어디 벼락이라도 맞나?

3. 각본은 발가락으로 쓴 것 같아 보인다. 필연성 같은 건 하나도 없고, 개념만 있을 뿐 내용은 없다. 목차만 있는 책을 보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각본을 쓴 사람이 내용을 메울 경험이나 지식이 없기 때문이라는 느낌이다. 성인 세계를 경험 못한 여고생이 쓴 판타지 로맨스가 딱 이런 스타일로 나올 듯 하다. 그런데 이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고?

4. 내가 참 싫어하는 게 못생긴 것들이 예쁜 척 하는 거랑, 머리 나쁜 것들이 천재인 척 하는 건데, 여긴 둘 다 나온다.

5. 다만, 이렇게 멍청한 영화이면서도 보는 재미가 조금 있기는 하다. 생각보단 덜 지루했고. 뭔가 스토리가 아닌 영화적인 부분에 감독의 숨겨진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6. 그래도 비추작. 젠장.
by 얼음칼 | 2009/10/23 23:40 | 영화 | 트랙백 | 덧글(2)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 10점
로얼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시공주니어

1. 로알드 달은 확실히 변태다. 등장인물을, 아무리 악인이라 해도 이렇게 가차없이 죽여 버리는 건 뭐랄까... 서구 어린이 소설의 전통을 제대로 이어받은 것 같기는 하군.

2. 책도 좋았지만, 애니메이션이 조금 더 나았다.
http://swordman.egloos.com2009-10-23T14:37:130.31010
by 얼음칼 | 2009/10/23 23:38 | | 트랙백 | 덧글(2)
마틸다
마틸다마틸다 - 10점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시공주니어

1. 달의 작품 중에서는 아마 이게 최고일 거다.

2. 그런데 오랫만에 책을 읽어 보니 영화는 더 잘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시 대니 드 비토는 재주꾼이다. 이야기가 두배쯤 풍부해지면서도 참 깔끔하고 멋있게 뽑혀 나왔다.
http://swordman.egloos.com2009-10-23T14:36:020.31010
by 얼음칼 | 2009/10/23 23:37 | | 트랙백 | 덧글(2)
페임
1. 쫄딱 망한 이유를 알겠다. 그냥 에피소드의 나열뿐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나열된 에피소드들에 등장인물이 일치하고 스토리가 연결되는 경우에조차 화학적 결합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에피소드를 병렬식으로 나열한다고 해서 다 영화가 되는 건 아니다. 아주 치밀하고 영리하게 에피소드의 내용을 구상하고 자리를 배치해야 한다. 이 영화의 감독과 각본가는 자신들이 그냥 생각난 걸 찌끄리기만 하면 작품이 되는 수준의 천재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보기엔 저능아들이다.

2. 예고에 다니는 애들은 이렇게 산다는 오리엔테이션 정도의 영화랄까?

3. 마치 플래시 댄스의 여주인공을 연상시키는, 포스터의 전면을 장식한 애가 주인공일 거라는 환상은 페이크. 얘는 졸단역. 게다가 포스터에서는 제시카 알바를 연상시키지만, 실제 화면은 덱스터의 재수 없는 데보라 판박이다.

4. 여주인공 자리 쯤에 있는 여자애는 멜리사 길버트(초원의 집 둘째 딸 말이다.)를 빼닮았다. 얘 관련 에피소드가 제일 웃기고 유치하다. 그 치열한 경쟁율(200명 모집에 1만명이 응시한)을 뚫고 합격했다는 애가 기본 중의 기본 정도의 기초조차 없다니 말이다.

5. 사기 당하는 에피소드, 일반 고등학교도 아니고 예고 다니면서 선생한테 물어볼 생각조차 안하냐? 머저리들.

6. 선생 중에 윌 앤 그레이스의 수다쟁이 아줌마는 반가웠다. 노래는 이 여자만 립싱크더군. (어쩔 수 없었겠지만) 본래 목소리가 듣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7. 역시 노래는 흑인이 짱.

8. 페임에 페임이 안나오면 무효라고 말하려는 순간, 엔딩 크레딧에 페임이 흘렀다. 그래서 더 안좋았다.
by 얼음칼 | 2009/10/23 23:35 | 영화 | 트랙백 | 덧글(2)
얼터드 카본
얼터드 카본 1얼터드 카본 1 - 10점
리처드 K. 모건 지음, 유소영 옮김/황금가지

1. 근래 읽은 SF 중에서 제일 나은 듯 하다.

2. 아쉬운 점은, 지나친 일본 문화에의 경도. 번역의 부정확함 조금. 난잡한 구성을 정리해 주지 못하는 불친절한 편집. (적어도 장면 전환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칸 띄기는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문장 부호든지) 마지막으로, 필요 없이 과다한 섹스 장면.

3. 인간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두가지 정도 논점이 있을 수 있다. 우선은, 디지털화된 데이터는 소프트웨어일 뿐이다. 그걸 적용해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이 책은 하드웨어를 육체라고만 생각할 뿐, 두뇌 역시 하드웨어의 일부라는 생각은 없다. 같은 데이터를 전송해 주어도, 두뇌의 능력에 따라 처리 속도는 다를텐데. 두번째는, 이중전송의 문제. 이중전송된 데이터가 똑같은 인격이라는 가정은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는데, 난 무신론자이기는 해도 이 개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어딘가에 저장된 채 잠들어 있던 데이터가 불의의 사고로 삭제되는 순간 영혼이 사라져 버리는 장면을 상상하기도 좀 어렵다.

4. 스토리는 좀 난잡하고 앞에 나온 등장인물들이 다시 나왔을 때 얘가 걘가를 알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줄거리를 따라가기 곤란한 부분이 가끔 있었다.

5. 이런 류의 소설이 제일 편한 부분은, 설정이 다 내 마음대로이고 그걸 미리 다 알려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무제한의 자유도가 허용된다는 것. 추리소설로서는 반칙이지만, 뭐 그래도 재미있으면 용서가 된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다.
http://swordman.egloos.com2009-10-23T14:29:440.31010
by 얼음칼 | 2009/10/23 23:30 | | 트랙백
나비부인 - Met의 Live in HD 시리즈 2탄
1. 스토리는 여전히 찌질 그 자체. 1탄인 라보엠 찌질했던 것보다 훨씬 더 찌질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슬픈 사랑이야기란 말이냐. 아니, 사랑이야기이기나 한 거냔 말이다.

2. 음악은 참 좋았는데, 듣다 보면 저절로 잠이 왔다. 1막 때와 2막 때는 거의 정신 없이 잤다.

3. 이 HD 시리즈의 최약점은, 뚱뚱하고 못생긴 배우들을 클로즈업으로 봐야 한다는 것. 도저히 감정이입이 안된다.

4. 그래도, 라보엠보다는 연출이 훨씬 좋았다. 군더더기가 없어서 특히. 그로테스크한 인형의 등장은 좀 에러였지만.
by 얼음칼 | 2009/10/23 23:27 | 영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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