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y Shit

Holy Shit - 5점
멀리사 모어 지음, 서정아 옮김/글항아리

1. "욕설, 악담, 상소리가 만들어낸 세계"라는 부제로 내용은 대충 설명될 수 있다.

2. 로마, 성경, 중세, 르네상스, 18,9세기, 20세기의 여섯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중세 이후는 재미 없다. 로마와 성경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3. 로마의 경우, 특히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1인자 시리즈와 비교하면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3-1. 매컬로는 그리스인은 동성애를 좋아했고, 로마인은 동성애를 금기시했다고 일관되게 기술했는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과는 조금 다르다. 로마인이 동성애를 금기시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3-2. 이 책의 서술은 매컬로와 다르다. 로마인이 금기시한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에서 여성적 포지션을 선호하는 것, 즉 삽입당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로마에서는 남성성(존엄)이 극히 중요시되었고, 삽입당하는 것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으므로 동성애의 여성적 포지션은 그 자체로 존엄의 훼손이기 때문에 금기시 되었다는 이야기다.

3-3. 여기서 삽입은 항문만이 아니라 구강을 포함한다고 한다.

4. 이런 내용을 염두에 두면, 술라가 여장을 좋아했던 점, 그러면서 그 사실을 숨기려고 그렇게 애썼던 점, 카이사르가 니코메데스와의 추문을 그렇게 괴로워했던 일 같은 게 곧바로 설명된다.

4-1. 하지만, 제모는 키나이두스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늘 전신 제모를 했던 카이사르는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5. 성경 얘기는 성경의 역사성을 언급한 다른 책들과 비교해서 보다 더 노골적이어서 기독교도들은 굉장히 읽기 괴로울 듯.

서치 영화

1. 재미는 있지만, 무대가 우리나라였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사건이다.

2. 실종 신고가 됐을 때 바로 휴대전화 최종 발신지를 확인하면 끝! 호수 찾는 데 그렇게까지 오래 걸릴 수가 없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8점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쌤앤파커스

1.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GUT(Great Unified Theory)는 아인슈타인이 말년을 모두 바치고, 결국 실패하고 말았던 이론이다.

1-1. 이 대통일이론의 후보로 대중들에게 가장 유명한(어쩌면 나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론은 초끈이론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은 초끈이론이 아니라 루프이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1-2. 사실 루프이론이라는 게 있었는지도 몰랐지만, 책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매우 강한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3. 근데 난 사실 초끈이론이 뭔지도 모르니까 또 초끈이론 관련 책을 보면 그 내용에 설득당할지도 모르지.

2. 근래 읽은 과학 관련 책들 중에서는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도로시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 8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

1. 혹시 안 죽일까 싶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중반도 되기 전에 죽여버렸다.

1-1. 어쩌면, 죽인 것 자체가 반전인 면은 있지만 그건 또 스포일러라...

2. 빌을 그렇게 애지중지할 거면 왜 그렇게 일찍 죽여놔서.

3. 먼치킨을 뭉크킨으로 번역한 건 좀 많이 아쉬웠다. 바움의 전작 번역판에서 뭉크킨으로 오역돼 있는 건 알지만, 일본어 원서에서도 뭉크킨이라고 안 하고 マンチキン이라고 표기했을 게 뻔한데...

4. 앨리스, 클라라에서는 트릭이 받아들일 만 했지만, 이번 트릭은 좀 불공정했다.

5. 그래도 재미있었고, 그래서 고바야시 야스미의 다른 책들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5-1. 하지만 고어가 심해서 심약한 사람들에게는 권하지 못하겠다.

클라라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 7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

1. 전작인 앨리스 죽이기가 마음에 들어 본 책. 앨리스의 속편이다.

1-1. 이 작가의 특징은, 정말 제목대로 앨리스나 클라라를 죽인다는 점이다.

2. 마음에 든 캐릭터였던 빌이 다시 등장해 좋았다. 즉, 클라라는 앨리스의 프리퀄이라는 이야기다.

3. 호프만 월드를 어떻게 다뤄 나갈지에 대한 떡밥이 회수가 안됐다는 이야기는 속편이 준비되어 있다는 뜻. 그리고 아직 안 읽은 도로시 죽이기가 나왔다. 결국 도로시도 죽겠지?

3-1. 작가의 성향으로 봐서는, 이쯤에서 짠 하고 도로시를 안 죽일 가능성도 있다.

4. 전작에서 사용했던 트릭을 재활용했기 때문에 신선도가 좀 떨어졌다. 따라서 괜히 쓸데없이 복잡해 졌고 완성도도 떨어졌다.

5. 마지막 장면은 독자를 좀 아련하게 만들려고 한 것 같이 노리고 쓴 부분인데, 실제로 그런 감정이 살짝 들었다.

앨리스 죽이기

앨리스 죽이기 - 9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

1. 매우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한 소설인데, 참 등장인물들을 가차 없이, 잔혹하게 죽인다.

1-1. 초반부의 말장난을 통해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수법이 뛰어난데, 그 부분에서 호오가 좀 갈릴 듯 싶다. 난 재미있다고 느꼈지만 짜증낼 사람도 상당수 있을 듯.

2. 두 가지 큰 반전이 있고, 집중해서 봤더라면 알아챌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변명할 수는 있지만 책이라는 게 읽다 보면 앞부분에 무슨 이야기가 나왔었는지는 잊어버리는 게 정상적인 감상법이라고 믿는다. 이 반전들은 정말 상당히 재미있었다.

2-1. 다만 첫번째 반전은 속편인 클라라 죽이기를 읽고 나면 그럴 가능성을 간과하고 넘어간 이모리에게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건 설정오류가 아닌가 싶어진다.

3. 마지막 앨리스에 대한 잔혹한 장면만 아니었다면 집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었는데...

4. 즐겁게 감상하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정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 8점
이영훈 지음/백년동안

1. 이영훈 교수가 12부작으로 계획한 환상의 나라 시리즈의 제1부다. 아마 조선왕조의 실상을 사료에 입각해 명확히 밝혀 보자는 의도인 것 같다.

1-1. 첫 주제는 세종인데 가장 유명한 왕이자 공에 대한 칭송이 자자한 만큼 아무도 말하지 않는 그 과를 언급해 보자는 의도인 것 같다.

내용은 나로서는 무척 충격적이다.

2. 책이 다루는 주제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 주제는 둘로 나뉜다.

3. 세종이 태종까지도 막으려 했던 노비의 확산을 종모법(모가 비면 부가 양인이라도 그 자식들은 무조건 노비가 되는 법)을 통해 허용함으로써 전 국민의 40%로 추산되는 인구가 노비가 된 현상. 그리고 동족을 세습 노비로 삼은 예는 세계사적으로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 1-1이다.

3-1.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내가 보지 않았던 드라마인 추노에 대해서도 좀 다른 관점을 갖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3-2. 흔히 아는 것처럼 서자가 아니고 실제로는 얼자였던 홍길동이 호부호형을 못한다는 이유로 가출했던 건, 아버지 홍판서가 죽고 나면 적자들이 홍길동을 노로 부릴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4. 주제 1-2는 기생. 이 역시 세종이 노비와 동일한 개념으로 세습하도록 하고 일종의 공창을 허용함으로써 인권이 억압되었다는, 그리고 공창의 세습제 역시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을 하면서는 세종의 시책(함경도 6진 병사를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기생을 보냈다)이 종군위안부와 다를 게 뭐냐는 주장을 자제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하는 모습이 읽혔다.

4-1. 기생이 면천이 거의 불가능한 세습제였다는 점을 전제하고 보면 우리가 특히 문학 작품 등을 통해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기생과 양반의 사랑을 다른 면에서 보게 된다.

4-2. 이몽룡이 성춘향과 결혼해서 낳은 딸이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기생이 된다고 생각해 보자.

황진이 역시 모계에 대한 불분명한 서술을 생각해 보면 널리 알려진 바와 달리 자의에 의한 기생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5. 주제 2는 세종의 사대주의. 이교수는 세종이 사대주의를 완성시켰다고 평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글을 읽은 사람은 평가를 느낄 수 있다.

5-1. 주제 2의 부속으로는 훈민정음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있다. 파사파문자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인데, 책 속에 언급된 정광 교수의 논문도 두어개 읽어보고 나니 이 평이 특히 타당한 듯하다.

6. 노학자가 필생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아주 좋은 내용의 책인데, 솔직히 문장이 잘 읽히는 편은 아니지만 그것만 극복하면 내용은 매우 훌륭하다.

7. 사람들에게 사서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8. 추가 : 이 책을 읽고 나니 만에 하나 내가 양반이나 왕족이었다 하더라도 조선은 그다지 살고 싶은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베놈 영화

1. 집사람 취향에는 안 맞을 영화라 자고 있을 때 혼자 나가서 조조로 보고 왔다. 혼자 보길 잘 했다. 나는 간신히 참아줄 수 있을 정도였지만 집사람한테는 정말 미안했을 듯.

2. 톰 하디의 베놈이 왜 욕을 먹었는지는 알겠는데, 그건 톰 하디의 연기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이유 때문이다. 각본이 그 따위인 걸.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한 걸로.

2-1. 미셸 윌리암스는 르네 젤위거 대신 브리짓 존스 찍어도 될 정도. 살이 포동포동 올랐다. 못 알아봤다.

2-2. 리즈 아메드는 할 만큼 했다. 각본이 그 따위인 걸2. 딱 중학생 아이큐 수준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뭘 연구는 개뿔도 없이 그냥 이 사람, 저 사람 바쳐보고 될 때까지 하자라니. 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인디안이 아니라 파키스타니였네.

3. 스토리는 할 말이 없는데, 내가 발로 써도 그 정도는 썼을 것 같다. 액션으로 퉁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4. J. Jonah Jameson 3rd가 초반에 나오길래 스파이더 월드와 연관 짓는 떡밥인가 했는데, 바로 죽은 것처럼 보이니 그것도 아닌 모양.

4-1. 스탠 리는 역대 최고로 맥락 없이 나왔다.

4-2. 쉬 베놈은 안 죽은 이유도 주인공 보정 때문이겠지?

5. 별을 주라면 두개 반 정도. 난 그래도 후한 편이니까.

블랙 아웃 - 코니윌리스

[세트] 블랙아웃 1~2 세트 - 전2권 - 9점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아작

1. 코니 윌리스에게 깔끔하게 사기당했다. 2권짜리인 줄 알았는데, 올 클리어로 이어진다니.

1-1. 사실 2권이 백페이지도 안 남았는데 얘기는 마이크, 폴리, 에일린만 중심에 있고, (이름은 못 외웠는데) FANY에 들어간 애하고 가짜 탱크 만들던 애 얘기는 나오지도 않아서 어떻게 되는 건가 했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2. 마지막에 나타난 건 콜린이겠지. 근데, 얘가 등장한 전작이 있었나?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3. 회수해야 할 떡밥이 너무 많아서 이 사람들을 다음 편에서 다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 아줌마가 또 천연덕스럽게 죽을 사람은 다 죽여버리는 스타일이라 말이다.

4. 이 책 나오라고 펀딩할 때는 두권인 줄 알았는데, 설마 속편도 펀딩으로라도 내 주겠지?

4-1. 됭케르크 영화는 안 봤는데, 봤으면 이 소설이 좀 더 실감났을 듯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영화

1. 별명이 시진핑푸인 선배 부부와 기념으로 같이 봤다.

1-1. 나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영화였는데, 집사람을 포함한 세명은 조금 다른 의견. 아무래도 (오리지날) 푸에 대한 애정 정도에 차이가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푸와 티거, 피글릿 등의 실사 캐릭터가 별로 예쁘지 않았던 게 좀 많이 아쉬웠다. 상대적으로 이요르는 미화됐다. 래빗과 아울은 인형이라기보다는 실제 동물처럼 실사화해서 좀 톤이 달랐다. 애니에 비해서 루가 훨씬 예쁘게 나왔는데, 루는 등장이 거의 없었음.

3. 스토리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이건 디즈니의 전통 아닌가 싶다. 결말은 딱 메리 포핀스 아닌가?

4. 크리스토퍼 로빈이 찾아낸 해법은 말 그대로 소득주도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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