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 캐롤 공연

1. 신도림 디큐브에서 뮤지컬 오 캐롤을 봤다.

1-1. 닐 세다카의 노래는 사실 "You mean Everything to me", "Oh, Carol" 두 곡밖에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 외에 "One Way Ticket"과 "Calendar Girl"도 아는 노래였다. "Where the Boys are"는 닐 세다카가 부른 노래는 아니고 작곡한 노래였던 모양.

1-2. 그런데 1막 마지막에 나온 노래가 굉장히 낯이 익었다. 기억을 살려 보니, 80년대에 이명훈이 불렀던 "얼굴 빨개졌다네"와 극히 유사했다. 표절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래서 유투브와 구글에 검색을 해 보니 뮤지컬 오 캐롤과 관련된 영어 정보가 거의 없다. OST 역시 찾을 수 없다. 적어도 어떤 넘버가 어떤 순서로 나오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1-3. 전미 흥행 히트작 어쩌고 했던 광고문구는 아마도 거짓말이었던 모양. 어쩐지 스토리가 심하게 구렸다.

2. 사실 뮤지컬이야 스토리가 구려도 노래만 좋으면 된다.

2-1.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닐 세다카 노래를 다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3. 그에 더해서 노래를 정말 못 부른다. 내가 우리나라 뮤지컬을 그래도 한 열댓편 이상은 본 것 같은데, 여태 본 뮤지컬 중 제일 노래를 못했다.

3-1. 예전 뮤지컬들은 여자들 실력이 A급이면, 남자들 실력은 대체로 B와 C의 중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여자가 B, 남자가 A였다.(주병진 빼고)

3-2. 에스더 역의 김선경과, 수잔 역의 누군가는 노래를 무척 못 했다.

3-3. 주병진이 키가 너무 낮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키를 낮춰 부르다보니 저음에서 가사 전달력이 전혀 없었던 것도 문제지만, 셋 다 고음을 소화할 수 없어 악을 쓰느라 노래를 왕창 망쳐 버렸다.

3-4. 그 외에도 중창시의 화음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건 등장인물들 거의 전부에 해당되는 문제. 음악감독의 자질 때문이거나 연습기간 부족 때문이 아닐까 한다.

4. 다시 주병진.

4-1. 하일라이트라고 할 "You mean Everything to me"를 설마 주병진이 부를까 했는데, 역시나 주병진이 불렀다. 주병진 치고는 잘 불렀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 알고 보면 주병진은 해변가요제 출신이다 - 고음이 악으로 대체되다 보니 노래의 전체적 분위기가 사랑 고백이 아니라 위협 같이 들렸다. 나랑 같이 안 살아주면 죽을래 정도.

5. 뮤지컬은 델과 게이브 역의 배우들이 살렸다. 캘린더 걸과 오 캐롤로.

6. 재미가 있었다고도, 없었다고도 하기 어려운 좀 많이 애매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