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족 영화

1. 이 영화를 본 건 순전히 릴리 프랭키가 나왔기 때문이다.

1-1. 도쿄 타워는 영화와 책을 모두 정말 감명 깊게 봤었기 때문에 릴리 프랭키에 대해 아주 좋은 인상이 있었지만,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라는 책을 읽고는 100점이던 평점이 30점으로 내려갔었다.

1-2. 그래도 릴리 프랭키를 극장에서는 한번 봐줘야지 했다. 집사람은 케이블에서 본 아버지와 이토씨에서 연기가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고.

2.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걸어도 걸어도 외에는 본 적이 없고, 그 영화 역시 별로였다. 비슷한 시기에 봤던 텐텐이 훨씬 좋았다.

2-1. 영화에서 리얼리티는 포기한 모양. 초반에 그렇게 춥다, 춥다 하는데 입김은 전혀 안 나온다. 그리고 유리가 이가 빠졌다면서 입을 여는데 이미 그 자리에 이가 살짝 올라와 있다. 기타 등등. 대충 넘어간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많다.

2-2. 시나리오의 헛점 역시 굉장히 크다. 뭐 말하면 입만 아플텐데. 하여간 깐느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눈이 삐었다고 본다.

3. 제목을 어느 가족이라고 붙인 건 좀 적절하지 않은 듯 하다. 일본어의 만비키와는 어감이 영 다르다. 너무 긍정적이어서 원제가 전하고자 했던 이미지가 전혀 전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만비키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 초반의 도둑질에 대한 저항감이 훨씬 희석되었을 거다.

3-1. 좀도둑 가족이라고 번역하는 게 좋았을 듯.

3-2. (추가) 책은 좀도둑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네.

4. 마츠오카 마유는 각도에 따라 귀여워 보이기도 하지만 좀 나이들어 보이는 얼굴.

4-1. 초반에 못생겨 보였던 안도 사쿠라가 연기력을 과시하자 점점 예뻐 보이는 특이한 경험이 있었다.

4-2. 막판에 사건을 조사하던 여자 조사관은 어디 다른 영화에서 틀림없이 봤는데 기억이 안 난다.

4-3. 할머니 역의 키키 키린은 도쿄 타워에서 본 그 할머니라는 사실을 엔딩 크레딧에서 이름 보고 알았다.

5. 법률적 고증 역시 포기한 모양. 할 말은 아주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식의 수사를 통해서 5년 씩이나 형을 살리지는 않는다. 좀 더 팩트를 확실히 조사한 뒤 - 특히 유리 - 유괴는 무혐의, 사체유기 역시 무혐의, 절도로만 징역 1년 6월을 살리고 끝일 거다. 전과에 따라서는 집행유예도 가능하고.

6. 사전 정보 없이 더빙판으로 봤으면 중국 영화로 착각했을 수도 있을 정도의 완성도다.

덧글

  • 권고도 2018/08/02 10:04 #

    여형사는 이케와키 치즈루 입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주연을 맡았던.
  • 젠카 2018/08/03 17:07 #

    일본 사는데요, 도쿄기준으로 한겨울에도 입김 나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영상이고 영하 1도로만 내려가도 뉴스에서 혹독한 추위니 어쩌니 하는 곳이니. 대신 난방이 한국만큼 잘 되지는 않아서 실내는 한국보다 춥게 느꺼지긴 합니다. 기사 찾아보니 바닷가 장면 등 몇 개 빼면 여름장면도 대부분 겨울에 촬영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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