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계승자

별의 계승자별의 계승자 - 8점
제임스 P.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아작

예전에 빌려서 읽었던 책을 사서 다시 읽었다. 2편을 읽기 전에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감은 어쩜 이렇게 변한 게 없을까 싶을 정도로 예전 소감과 똑같다. 그래서 새로 쓰지 않고 과거 소감을 그대로 전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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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언니에게 빌려서 읽었다. 좌백이 읽고 싶어 했던 이유도 나와 똑같이, 도대체 저런 설정에 어떤 마무리를 했을까가 궁금해서였다고 하는데, 결말은 전혀 기발하지 않고 매우 상식적이다. 사실 이런 설정을 매끄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결말은 몇개 없고 그 중의 하나를 합리적으로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2. 이 책에 대한 광고나 선전들은 좀 과장됐다. 하드SF의 귀환이라고 하는데, 그래 하드SF인 건 맞지만 하드의 전범이나 궁극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하드SF로 보기 부족한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의 개념은 하드라고 하기 좀 모자라고, 사용하는 용어만 하드인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 회의만 하는 SF인데도 재미있다는 식으로 평한 글들을 많이 봤는데, 그 사람들은 과연 소설의 본문을 본 것인지, 역자의 맺음말만 본 것인지 모르겠다.

3. 책은 재미있는 편이다. 그러나 걸작일까는 의문이다. 그냥 잘쓴, 재미있는 SF들 중 하나 정도가 아닐까? 물론 나온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이 책보다는 노인의 전쟁이 훨씬 낫다.

4. 장르의 상용 도구들을 적절하게 사용하기는 했는데, 소행성대의 기원이라든가 하는 건 30년대부터 무수히 울궈 먹은 레파토리라 좀 그랬다. 게다가 임시 주인공으로 비정돼 있는 헌터 박사인가 하는 사람은 주인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는 주인공일 이유가 없는 데다가, 반 보그트의 걸작 비글호의 모험에 나오는 제너럴리스트인 (이름은 잊은) 주인공의 복제품 같아 보인다. (근데 이건 왜 재간이 안될까?)

5. 책의 앞부분은 나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데, 아쉽게도 전체의 2/3쯤 지났을 때 이미 결말이 나온다. 누구든지 알 수 있는 간단한 마무리가. 그런데 작가는 그 단순한 결말을 전세계의 그 많은 천재들이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했다고 하면서 100페이지를 더 끌고 나간다. 이해는 간다, 거기서 마무리를 지으면 소설의 꼴이 이상해지니까. 하지만, 그 바람에 인류 최고의 과학자들은 모두 바보가 됐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기본 틀이 좀 잘못됐다. 저런 결론이었다면 저 부분이 좀 더 뒤에서 나오도록 구도를 조정했어야 했다. 내가 앞서 이 책이 하드SF로 좀 부족하다고 말했던 건 특히 이 부분 때문이었다.

6. 책의 에필로그는 군더더기. 영화의 끝장면으로 상용되는 수법이기는 한데, 작가가 의도했던 애틋함은 솟아오르지 않고 오히려 치기만 느껴진다.
http://swordman.egloos.com2017-09-12T23:42:40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