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사생활 -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까치글방 |
1. 이 책을 선택했을 때 기대했던 건 수학 자체가 아니라 수학을 둘러싼 재미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카피에서 광고한 것처럼 수학자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광고라는 게 늘 그렇듯 결과물은 기대와 전혀 딴판이다.
2. 이 책은 원래 저자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인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eue Zürcher Zeitung)에 연재했던 수학 관련 기사들을 선별하여 펴낸 책이다. 당연히 스위스 이야기 위주다. 스위스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수학의 메인 스트림에서는 벗어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필리핀 사람이 필리핀 신문에 바둑 기사를 연재하면서 필리핀 바둑계를 주로 언급한 책을 읽는 느낌이다. 그에 더해서 유태인에 대한 호감과 이스라엘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데, 물론 유태인 수학자들이 수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 건 맞지만 그래도 그 정도가 심하다. 저자가 유태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약력을 찾아 보니 예루살렘의 헤브라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위 신문의 이스라엘 특파원을 역임했다고 한다. 근거 없는 의심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3. "이 책은 독자들에게 수학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그 아름다움과 정갈함까지 알려주는 아주 매혹적인 책이다. 수학 저널리스트답게 저자는 기인(奇人)에 가까웠던 수학자들에 관한 일화들과 전기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수학적 이론과 증명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간결하게 소개하면서도 특유의 진지함으로 수학의 매력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출판사의 주장인데 한마디로 완전 뻥이다. 수학자들에 관한 일화는 별로 없다. 알라딘 책 소개에서 볼 수 있는 베르누이 가족 이야기 정도가 다다.
4. 마지막으로, 번역자는 수학자가 아니라 물리학과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리만 가설(Riemann hypothesis)을 리만 추측이라고 번역했다. 난 가설(hypothesis)과 추측(conjecture)의 정확한 차이를 잘 모르지만, 리만 가설을 리만 제타 추측이 아닌 그냥 리만 추측이라고 번역한 경우는 처음 봤다.
5. 결론적으로 이 책은 수학을 가볍게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무겁고, 수학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내용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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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ordman.egloos.com2008-04-23T01:35:590.3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