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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런 류의 영화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는 것같다. "비틀즈"의 음악만으로도 두시간은 꽉 차니까 나는 거기에 멋진 영상만 갖다 붙이면 돼. 스토리가 무슨 상관이람?이라는 함정 말이다. 아니, 스토리가 훨씬 중요하다. 만약 두시간 동안 비틀즈의 음악을 듣고 싶으면 비틀즈 베스트 앨범을 훨씬 음질 좋은 음향시스템을 통해 듣지 뭐하러 영화를 보러 갈까? 심지어 비틀즈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등장한 애들 중 누군가는 비틀즈보다 가창력이 더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비틀즈의 소울이 없고, 적어도 비틀즈가 아니지 않냔 말이다.
2. 영화는 Shit이다. 감독은 무슨 뮤직비디오나 CF 같은 거 찍다 온 놈 아닌가 싶다. 그저 지가 제일 멋있어 보이는 영상으로 떡칠만 하려 들지 그게 논리적으로 연관되거나 최소한 기승전결을 유지하려는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스토리는 그야말로 개판이다. 어쩌다 영국에서 밀입국해 들어온 막노동꾼이 갑자기 아이비리그의 잘나가는 반항아와 친구가 돼서 함께 가출했다가 창조적인 예술가가 돼 버리고, 그 반항아의 여동생은 갑자기 또 이 막노동꾼과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고, 어쩌고 저쩌고... 스토리 중에 말이 되는 건 하나도 없다. 반전운동했다가 사제폭탄 만드는 과정에서 폭탄이 터져 죽는 놈들이나 시위하다 붙잡혀 정체가 탄로나 추방당했는데 곧바로 재입국하는 주인공 놈이나. 그저 얼기설기 노래를 이어붙이기 위해 만든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디워만도 못할 것같은 스토리는 보는 내내 관객들에게 짜증을 폭탄처럼 안겨 준다. 3. 그에 더해, 감독이 더 짜증나는 것은 얘가 예술을 하려고 든다는 점이다. 비틀즈 노래 중에서도 잘 알려진 대중적인 노래는 렛 잇 비, 헤이 쥬드, 루시 인 더 스카이, 컴 투게더 정도였던 것같다. 그 외의 노래들은, (원래 비틀즈 노래에 관심이 크지 않았던 내 탓이 더 크겠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듣보잡들이었다. 심지어 예스터데이도 안나온다. 4. 영화 스토리 중에 상당수는 반전운동에 할애하는데 (중간에 마틴 루터 킹이 암살당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 등 뭔가 의식이 있는 척한다. 근데 웃기는 건 마지막에는 또 폭력적 반전운동에 비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려고 애쓰기도 한다는 거다.) 그 와중에 아무 생각도 없이 멍청하게 이념에 물들어 공산주의자(라는 설명이 중간에 나오는)가 시키는 대로 온갖 시위에 부화뇌동하는 여주인공은 보면 볼수록 더 멍청해 보인다. 하는 짓이 한심하기 그지 없다. 올해의 바보 캐릭터상이 있다면 이 여자애에게 준다 하더라도 나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 5. 반전운동 얘기를 꺼낸 이유는, 상당히 오래된 떡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영화는 베트남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미국 내에서는 평화운동 사조가 있었고 이에 따라 불의한 전쟁인 베트남 전쟁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는 여론과 운동, 시위가 넘쳐나던 때였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볼 때마다 나는 항상 세가지 의문을 떠올린다. 1) 당시 반전운동을 한 애들이 실제로 평화를 원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이, 혹은 자기 주위의 소중한 사람이 전쟁에 휩쓸려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일까? 난 후자의 비율이 80퍼센트는 넘을 거라고 생각한다. 2) 그렇다면 20퍼센트(매우 후하게 봐준 거지만)가 좀 못될 것같은 전자인 애들이 미국에서 반전운동을 하는 건 정당할까? 그렇게 자기의 신념에 확신이 있다면 미국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비율로 소련에 가서도 반전운동을 하고, 베트남 현지에 가서도 반전운동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물론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런 모습을 보면, 북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한국의 인권에 대해 왈가왈부해 대는 민노당을 비롯한 모모 그룹들이 떠오른다. 그들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을 때 그건 물론 옳은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같은 옳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 따라서 정당성이 달라지는 법이다. 편파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옳은 이야기를 한마디 하는 건... 이 얘긴 좀 길어질 듯하니 여기서 줄이고. 3) 마지막으로. 만약 6.25 때 미국에 저런 반전 운동이 벌어져서 미군이 철수하고 그 결과 우리나라가 김일성 세력에 의해 통일이 됐다면, 그런 세상에서 태어난 나는 (이런 일을 알 수조차 없었겠지만) 나중에 만약 그런 사실들을 다 알게 되었을 때 미국의 히피들에게 고마워할까? 우리나라를 통일되도록 도와준 게 고맙다고? 물론 베트남 전쟁의 경과는 히피즘과는 별 관련이 없고 그냥 전쟁의 승패가 갈렸을 뿐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미군이 전쟁의 패배를 받아들이고 철군하면서 남게 된 베트남 사람들의 심정이 어땠을까는 항상 궁금하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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