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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사가 사랑한 수식, 도쿄 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밤의 피크닉에 이어 일본에서 제4회 서점대상(혹은 책방대상)을 받은 책이라고 해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샀다. 다른 책들에 밀려서 읽는 순위는 좀 밀렸지만, 그 대신 진도는 쫙쫙 나갔다. 무려 세권이었지만, 편집이 엄청 헐렁했기 때문이다. 권당 무려 만원이나 했음에도 1,2권은 270페이지 정도, 3권은 370페이지쯤. 판형도 작고, 제대로 편집할 경우 350페이지 두권 정도로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원작이 3권 체제였던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즉, 가격이나 편집에서는 좀 불만이 있었다는 이야기. 2. 책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중학교 때까지는 평범한, 그냥 발만 좀 빠른, 체력은 만땅이어서 별명이 터미네이터인, 축구선수 주인공과 천재적 재능을 지녔지만 체력이 약해 늘 비실거리던 그 친구 둘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육상을 시작해서 100미터를 10초 5 대에 뛰는 단거리 스프린터가 되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일본 스포츠만화에서 익히 접한 인터하이라는 대회에 출전권을 얻기도 하고, 약간의 로맨스도 양념으로 들어간다. 두단어로 줄이면 "육상의 슬램덩크", 세단어로 줄이면 "소설로 쓴 슬램덩크"라고 해야겠다. 3. 육상에 대해서는 상당히 취재를 한 것 같다. 만화였다면 100미터 레이스 하나만 갖고도 책 한권이나 두권은 그려댔겠지만, 소설은 레이스를 그렇게 길게 묘사하지는 않는 대신 준비, 연습, 출발하기 전까지의 심리상태 등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다. 비교적 현실적이다. 비교적이라고 한 이유는, 만화와의 공통점이기도 한데, 도대체가 걸핏하면 전국규모급의 최우수 선수가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 몰려 살아서 동네 예선이 전국대회 결승전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4. 일본인들의 스포츠 만화든 소설이든 어떤 경우든 항상 읽거나 볼 때 껄끄러운 요소가 하나 있다. 제발 그 놈의 천재 타령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천재라는 단어는 아무 데나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그렇게 아무 데나 갖다 붙이면 진짜 천재들이 비웃는다. 그냥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설정일까, 아니면 일본인들의 심리 속에 깊게 잠재해 있는 열등감의 소산일까 의문스러운데 사실은 후자라고 생각한다. 5. 마지막으로, (보지는 않았는데)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한 유명한 대사 "네가 가라, 하와이"는 아무리 봐도 일본어 문투를 카피한 듯 하다. 일본어로 된 작품들의 번역문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저런 형태의 문장이 참 싫다. (지금 내가 쓴 글도, "저런 형태의 문장, 참 싫다."라고 쓰면 일본어투를 풍기게 된다.) 6. 그래도 재미는 있다. 도쿄 타워를 뛰어넘는 감동 같은 건 없고, 책 띠지에 쓴 것처럼 이 책을 봤다고 달리고 싶어지지는 않았으며, 학창시절이 그립거나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읽을 만은 했다. 책방대상 4권에 평점을 하자면, 도쿄타워 105점, 박사가~ 100점, 밤의 피크닉 90점, 한순간~ 85점(가격에서 감점을 먹었다. 세권 합해서 18,000원 정도면 적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이 되겠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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