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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슈가 되는 일들 중에 김진표 부총리의 외고 없애기 논란이 있다. 다들 아는 이야기라서, 외고를 없애자는 측의 주장이나 이에 반대하는 주장을 다시 반복할 필요도, 기사를 인용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다만, 한가지 답답하고 암담한 것은 교육부에서 발표한 '실패한 외고, 이젠 바로잡자'는 제목의 국정브리핑(정부정책 홍보사이트) 기고라는 글의 수준이다.
나야 교육 부문에는 문외한이지만 그런 내가 보더라도 말도 안되는 유치한 소리를 논거라고 내세우는 교육부 관료들의 의식 수준이 참 답답하다. 기사 중에서 볼 수 있는 교육부의 논거 중 대표적으로 멍청한 이야기는 "외고는 어학분야 인재 양성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고 졸업생의 31% 정도만 동일계열로 진학하고 있다."라는 주장이다. 어학 분야의 인재양성이라는 게 정말로 똑똑한 애들 모아다가 영어만 가르쳐서 오로지 영어로만 먹고 사는 애들을 만들자는 소리인가? 오히려 우리나라 국민이 하도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잘 못하고, 우리나라 말로는 우수해도 그걸 외국어로 말해서 외국에 우리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져 실제보다 과소평가받는 게 억울하니까 우수한 애들이 영어나 외국어도 좀 잘하게 만들어서 우리 능력을 그대로 전달하고 평가받도록 하는 게 더 외고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거 아닌가? 수학이 과학의 기본 언어이듯, 억울하지만 영어가 인문학의 기본 언어가 아니냔 말이다. 그러니 외고 다니면서 영어 잘하게 된 애들이 꼭 영문학만이 아닌 다른 전공에 가서 공부 열심히 하면서 남들보다 잘하는 영어로 논문도 발표하고 정보 교류도 제대로 하는 게 국가의 입장에서 그리고 하다 못해 교육부의 입장에서 뭐 그렇게 억울하고 분한 일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그에 더해 "외고생들은 불리한 내신을 극복하기 위해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심지어 자퇴해서 검정고시로 내신을 높이려는 비교육적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우수한 애들이 그렇지 못한 애들보다 나쁜 대학에 가도록 만드는 제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은 머리에서 떠오르지 않는 걸까? 과거 우리 세대가 중,고등학교에 추첨으로 들어갈 때 무작위로 뺑뺑이를 돌린다고 했지만, 실제로 애들 사이에서는 공부 열심히 시키는 학교에는 성적이 좀 떨어지는 애들을 보내고, 공부 잘 안시키는 학교에는 성적 좋은 애들을 보냄으로써 3년 후 졸업할 때 성적이 어느 정도 평균적으로 나오게 조작한다는 이야기가 유행했었다. 그리고 실제 배정을 받아 보면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이번 교육부총리의 발상 역시 마찬가지다. 교육정책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아이들의 학력을 증진시키고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국가발전의 초석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평준화를 수호하겠다는 생각만 붙들고 늘어지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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