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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영화평은 이 영화에 대해 상당히 비우호적이었다. 특히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일수록 그런 편이었는데, 원래 그 사람들은 오락영화에 칭찬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은근히 영향을 받게 돼서 보러 가면서 살짝 찜찜했었다. 잘 마무리됐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지난 일요일에 봤는데, 내 입장에서는 제법 괜찮았다.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랄까? 간략한 등장인물별 감상 몇 마디 (스포일러 많음) 0. (X-MEN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IMDb에 가 보니 초기화면에 나이트워치 dvd를 주문하라는 광고가 떠 있다. 이 영화 우리나라에서 개봉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물건너갔나?) 1. 울버린은 so-so. 처음만큼의 매력은 보이질 않는다. 하긴 이번에는 스토리 라인 상 그러기 좀 힘들기는 했다. 내년 예정작이라는 스핀오프 울버린에서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려나? 아니면 헐크처럼 다시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식의 허탈한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2. 내가 엑스맨에서 제일 좋아했던 캐릭터는 원래부터 스톰이었다. 1편에서는 할 베리가 스톰 역을 맡은 데 대해 불만이 컸었는데 점점 익숙해지면서 스톰의 캐릭터 재현도가 높아졌다. 그 동안 머릿수만 채우는 서브캐릭터였던 스톰이 이번에는 제법 전면에 나선다. 특히 헤어스타일 기가 막히다. 전에도 저 스타일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는데 정말 돈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드는, 하지만 멋있는 머리 모양이다. 3. 매그니토가 미스틱을 구출하는 장면에서 보여준 액션은 솔직히 카리스마 제로였고 오히려 코믹 액션 같았다. 좀 더 대범하고 스케일 큰 손놀림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뻔 했다. 그리고 미스틱을 버리고 가는 장면에서는 (스토리 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 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비열함이 느껴져 불만이었다. 4. 미스틱은 분장을 지우고 나니 왜 저렇게 살쪄 보이지? 5. 진 그레이/피닉스는 원래부터 마음에 별로 안드는 캐릭터와 외모였는데, 피닉스로 기능하면서 얼굴에 CG를 주니까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얼굴이 나왔다. 생각해 보면 2시간 짜리 영화에서 다크 피닉스의 설정을 그대로 보여 주기는 어려웠을테니 2중인격이라는 것도 나름대로는 애쓴 설명인 듯 하다. 6. 로그의 외모는 개그 콘서트 문화살롱의 신마담을 연상시킨다. 여배우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일이다. 하지만 저주받은 능력을 벗어버린 캐릭터에 대해서는 축하를... 영화가 큐어를 주제로 삼으면서 가장 불공평하게 다룬 게 이 부분이다. 엑스맨들 중에서는 그 능력이 축복인 경우도 있고 저주인 경우도 있다. 매그니토, 재비어, 울버린, 진 그레이, 스톰 같은 경우는 저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야말로 보통 사람과 겉보기에는 다를 게 없으면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니까. 하지만 로그를 비롯해 싸이클롭스, 비스트, 앤젤, 세이버투쓰, 토드, 나이트 크로울러 같은 경우들은 저주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저주와 축복을 한꺼번에 같은 곳에 모아 놓고는 동등하게 다루려고 하니 이상한 진행이 나타나는 거다. 내가 비스트 같은 엑스맨이라면 닥터 엑스에 대해서도 매그니토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겠다. 너희들이야말로 우리의 처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7. 싸이클롭스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정말 안습이다. 이 선수는 여기서 은퇴하고 수퍼맨 리턴즈에서 로이스 레인의 남편역으로 출연하는 모양이다. 8. 아이스맨은 빨리 로그에게서 벗어나 섀도우캣에게 안기라고 권해 주고 싶다. 9. 파이로의 경우는 X2에 나왔던 배우와 다른 배우라고 생각했다. 얼굴이 좀 바뀐 듯 싶었기 때문인데, 안바뀐 모양이다. 아이스맨과 파이로의 장풍 대결은 아이스맨의 전신변이를 각성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멋진 클리셰였다. 10. 나는 이 정도면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면서 봤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비스트, 아이스맨에 앤젤까지 나왔음에도 출연하지 못한 유일한 캐릭터, 갬빗.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갬빗의 능력은 그다지 멋져 보이지도 않고, 성격은 울버린이 커버해 줄 수 있는 경우라 어디 설 데가 없어 보이기는 한다. 3부작 치고는 그런대로 마무리가 잘됐다. 특히 미국애들이 만든 것 치고, 이렇게 많은 캐릭터들을 죽여 버리다니 예측 불허였다. 자 이제 수퍼맨을 기다리자. 11. 우유차님의 지적에 따른 추가 하나. 사실은 이 이야기도 쓰려고 했는데 중간에 잊어버렸다. 엔딩 크레딧 맨 마지막에 나오는 쿠키는 듀나 싸이트에서 얘기를 들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작 5초쯤 보려고, 그것도 극장에서 불 다 켜놔 훤하고 뿌연 화면으로 말이다, 5분은 확실히 넘고 10분쯤 걸린 것 같은 느낌의 엔딩 크레딧을 계속 지켜봤다. 함께 봤던 큰딸의 추론에 의하면 패트릭 스튜어트의 목소리였던 그 장면은, 재비어 교수의 영혼이 초반부 비디오 화면에 나왔던 식물인간의 몸 속으로 전이된 것이라는, 즉 울버린에도 재비어가 다른 외모를 갖고 출연할 거라는 복선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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