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멋진 신세계 - 4점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소담출판사

1. 안정효의 번역본이라고 말했던 것이 이 책이었다.

2. 멋진 신세계는 SF 중에서 정말, 아니 어쩌면 가장 유명한 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제목이 멋있기 때문이지 내용 때문은 아닐 거다. 내 주위에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을 하나도 찾을 수 없었으니까.

2-1. 쥴 베른의 책들 중에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책이 있고, 제목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이 있다. 그 두 종류의 책의 차이점은 딱 한 가지다. 재미. 잘 알려진 책이 더 재미있다.

2-2. 이건 대체로 잘 적용되는 법칙이지만, 이 책은 좀 예외다. 이 책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안 읽는 책의 부류에 속할 듯 하다.

2-3. 즉, 재미 없다.

3.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자 했던, 조지오웰의 1984보다는 훨씬 유치하고 통찰력이 없다. 커트 보네거트의 해리슨 버저론보다는 소설적 재미가 댈 수조차 없을 정도로 부족하다. 아니 일단 SF로서의 상상력부터가 극단적으로 부족하다.

4. 아무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번역의 공격과 수비

번역의 공격과 수비 - 8점
안정효 지음/세경

1. 그 안정효가 번역에 대해서 쓴 책. 내용을 보니 자신의 전작을 많이 인용하는 걸 보면, 스스로는 연작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2. 2년간 인터넷으로 했던 번역 강의를 묶어서 냈다는 책인가본데, 번역 쪽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필수까지는 아니어도 맨더토리하게는 읽어야 할 것 같다. 좋은 내용이 많고, 알아두어야 할 부분도 많다.

2-1. 물론 취향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안정효의 주장을 다 인정하기는 어렵고, 어떤 번역은 오히려 어색해 보이는 부분도 있기는 하다. 그래도 어떤 분야에 오래 종사한 사람에게는 뭔가 얻을 게 있는 법이다.

3. 이 책 다음에 잡은 책이 우연히도 안정효 번역이라는 건 나한테만 재미있는 우연.

원소의 세계사

원소의 세계사 - 6점
휴 앨더시 윌리엄스 지음, 김정혜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1. 출발은 좋았다. 주기율표 상의 원소들이 발견된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 원소들이 현실세계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가라는 형식의 글을 쓰려고 했던 부분은 말이다.

2. 그런데 글이 중간 이후로 계속 삼천포로 빠진다. 신변잡기화되는 경향이 너무 크다.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건 아닌데 말이다.

3. 좀 더 전문적이고, 좀 더 과학적 엄밀함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3-1. 그에 더해서 맨 마지막에서야 간신히, 그것도 본문 중에 괄호로 표기하기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원소의 세속적 이름, 전문적 이름, 영어식 이름, 원소기호와 원자량 같은 걸 제목에서 다 표기해줬으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4. 화학자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사실 물리보다는 화학이 이해하기 더 쉽다. 다른 분야보다는 화학이 좀 더 과학 같지만, 화학보다는 물리가 좀 더 과학 같다.

4-1. 나는 어렸을 때 학교의 선택으로 지금 와서는 아무 쓸모 없는 지구과학과 생물학을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대신 물리와 화학을 공부했다면 인생이 얼마나 더 알차졌을까 하는 아쉬움이 매우 크다.

4-2. 그렇다고 학교에서 가르치지도 않고, 시험도 안보는 물리, 화학을 혼자 공부할 정도로 부지런하지는 않았다.

4-3. 좀 더 부지런했으면 좋았을 걸,

앤트맨과 와스프 영화

1. 2D 표를 구할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4D로 봤다만, 4D 효과 같은 거 없다. 그냥 2D 보는 게 답이다.

2. 등장인물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마이클 페냐인데 얘가 많이 웃겨줘서 좋았다.

3. 에반젤린 릴리는 메인 히로인이라기에는 아무 매력이 없다. 호빗에서도 왜 저 외모가 엘프인가 아주 강한 의문을 가졌었는데(물론 스미스 요원도 엘프였지만)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3-1. 고스트 역의 해나 존 케이먼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예뻤다. 연기력이랄 건 보여줄 기회가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뭘로 나왔었는지 기억도 안난다.(검색해 보니 악역 킬러였던 듯)

4. 4D가 개판인 것만 제외하면 영화 자체는 즐거웠다. 난 이렇게 안무거운 게 더 좋다.

세상의 생일 - 어슐라 르귄

세상의 생일 - 2점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시공사

1. 사실 르귄의 책들 중 아투안의 지하무덤, 그리고 로캐넌의 세계 말고는 좋았던 적이 없었던 듯 싶다.

2. 앞으로 르귄은 다시는 안보기로 결정함.

쥬라기 공원 : 폴른 킹덤 영화

1. 환경운동가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기들끼리 열심히 하는 걸 뭐라고 할 생각도 없다. 지율 같은 X들처럼 국가 발전에 적극적인 걸림돌이 되고 부당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1-1. 따라서 그런 운동을 하려면 자기 돈으로 했으면 좋겠다. 세금으로 지원 받을 생각 하지 말고.

1-2. 그런 면에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전편에서 갑자기 포지셔닝을 전환한 클레어는 도저히 긍정적으로 받아줄 수 없다. 그 그룹의 애들 역시 모두 마찬가지.

2. 마지막 장면에서 클레어가 버튼을 누르려다 멈췄을 때, 3부가 나오기 위해서는 당연히 저 버튼이 눌려져야 하니까 애XX가 누르겠구나 싶었는데 예상을 전혀 빗나가지 않았다.

2-1. 개똥 같은 감상주의로 지상에 헬을 열어놓는 행위는 어른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에, 클론이라는 트라우마를 갑자기 부여받은 예쁘기까지 한 꼬맹이에게 악역을 맡긴, 나름대로는 영악한 각본인데, 걔가 나중에 커서 자기 때문에 죽어나간 인간들의 숫자가 얼마인지를 깨닫게 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2-2. 음... 생각해 보니 현실에서라면 그 나이까지 크지도 못하겠다.

3. 전형적인 악역인 밀스는, 컨트롤이 불가능해질 것이 명백한 생츄어리라는 이상향보다, 컨트롤 가능하고 번식이 안되며 은밀한 소장만을 목표로 하는 경매가 유일(하지는 않지만)한 악행인데, 메이지가 만들어낸 참상과는 비교가 안된다.

3-1. 감독도 그게 좀 어색하다고 생각했는지, 군사무기화라는 나름의 복선을 깔아놨지만 고질라도 아니고, 티렉스라 해도 미사일 한 방이면 끝 아닌가?

4. 전반적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데는 성공했고, 킬링 타임용으로도 괜찮지만 각본이나 만듬새는 많이 부족한 영화다.

4-1. 아, 쿠키 있기는 있는데 볼 필요 없다.

덴마크 사람들처럼

덴마크 사람들처럼 - 4점
말레네 뤼달 지음, 강현주 옮김/마일스톤

1. 다른 류의 책은 몰라도, 이런 종류의 책을 쓰려면 저자가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거나 그런 편집자를 두어야 한다. 중구난방, 아마추어 티가 팍팍 난다.

2. 책을 읽은 후 갖게 된 덴마크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좌파 독일인". 뭐, 러프한 인상이라 딱히 근거는 없다.

3. 굳이 얻은 게 한 가지 있다면 애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3-1. 덴마크는 내가 미국에 대해 오래 전부터 느껴왔던 것처럼 시민을 양성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처럼 리더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둔 게 아니라.

3-2.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덴마크는 모두 시민이 되고 싶어하고, 한국은 모두 리더가 되고 싶어하고,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독일처럼 영악한 선진국들은 소수의 리더를 양성하면서, 다수는 시민을 만들려고 하는 교육이라고 해야겠지.

4. 덴마크에 대해 알고 싶으면 이 책보다는, 이 만화가 백배 더 도움이 될 듯.

벌집을 발로 찬 소녀 - 밀레니엄 연작 3권

벌집을 발로 찬 소녀 - 6점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문학동네

1. 3부작의 마지막 권. 형식적으로는 그렇지만, 실질적으로는 2부의 제2권이다.

2. 나름대로 떡밥을 다 회수는 했는데, 좀 지루했다.

3. 번역자의 문투가 참 마음에 안들었다. 특히 요즘 애들의 유행인 "~라고"라는 어미를 작작 좀 썼으면 싶었다. 애어른 할 것 없이 다 이렇다고, 저렇다고로 말을 끝내면 어쩌자는 건가.

3-1. 게다가 68세 먹은 신장병 투석 환자가 78세인 자신의 과거 상관에게 "자네"라는 호칭을 하는 건 좀 너무 무성의하지 않나?

4.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해킹에 대해 피상적인 겉핥기 지식 외에 깊숙한 공부는 제대로 안한 티가 너무 난다.

5. 보는 여자마다 다 제 풀에 쓰러져버리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를 볼 때면, 작가의 은밀한 판타지가 과도하게 드러나 안쓰러웠다.

6. 하여간 3부작을 마무리한다는 기분으로 읽었다만 리스베트가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았고, 작가를 바꿔서 새로 나오는 뒷권이 궁금하지도 않다.

모데카이

모데카이 - 0점
키릴 본피글리올리 지음, 성경준.김동섭 옮김/인빅투스

1. 영화는 제법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잡은 책인데, 지난 주말은 미스 함무라비와 이 책 때문에 완전히 망쳐버렸다.

2. 번역?

2-1. 장담하는데, 번역기를 돌린 뒤 번역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초벌 교정조차 안봤을 거다. 밑의 학생들이나 알바가 대충 윤문한 말도 안되는 문장들 그대로 출판됐다.

3. 글이 너무 덜그덕 거려서 스토리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70페이지 쯤에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덮어버렸다.

4. 극악의 번역 랭킹 1,2위를 다툴 수 있을 듯.

미스 함무라비

미스 함무라비 - 2점
문유석 지음/문학동네

1. 책을 펼치기 전에 했던 예상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않은 책.

2. 손발이 오글거려서 읽을 수가 없었다.

2-1. 필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와 별개로, 소설이라는 외형을 입었다면 소설로서의 일정 수준은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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