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인형 살인사건

책 소개의 앞부분을 보면 가와이 간지의 데드맨과 거의 유사한 발상에서 출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형사들은 데드맨의 멤버들처럼 한 사람의 발상을 네 캐릭터의 입을 빌어 떠들지 않고, 실제로 각자의 개성과 사고, 수사 방식을 보유한 채 서로 다른 수사와 추리를 한다. 훨씬 현실감 있는 묘사다. 데뷔작이라고 하기엔 너무 뛰어나다.

다만, 범인이 지나치게 올마이티했던 점, 그런데 막판에는 주인공 버프에 과다하게 너프 당했던 점, 끼고 빠질 때를 모르는 철 없는 백스터, 울프의 우유부단함, 전형적인 이혼당하는 열혈 형사를 묘사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활용되는 안드레아 등이 단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근데 칭찬에 비해 단점이 꼽아보니 너무 많다)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부각되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그래서 별점은 8점.

재능있는 리플리, 지하실의 리플리

알랑 들롱의 데뷔작으로 유명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이 리플리 5부작의 1권인 재능있는 리플리다. 다만 5부작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책에서는 리플리가 검거당하지 않고 법망을 빠져나간다. 특별한 재주는 없다. 그냥 운이 좋아서다.

리플리는 충동적 연쇄살인마인데 작가 하이스미스는 심리 묘사를 상세히 하면서 은연중에 독자를 리플리에게 동화시킨다. 이 부분의 솜씨는 확실히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운에 의존하는 점, 2권의 플롯은 1권의 자기복제인 점 등이 큰 단점이다.

그리고 레즈비언이었다는 하이스미스는 1권에서는 리플리를 거의 게이로 묘사하고선 2부에선 갑자기 장가를 보내는 설정 파괴를 한다. 모르지 또 그게 후속작의 복선일지. 하지만 뒤를 더 읽을 흥미는 이미 잃었다.

별점은 4

마인드 리더

재미있게 잘 썼다. 요즘 읽은 일본 소설들보다는 훨씬 낫다.

다만 주인공의 마인드리딩 능력은 아무리 봐도 너무 낯이 익은데, 주로 일본 만화에서 나온 설정들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루카스가 로열티를 달라고 할것 같을 정도로 제다이 표절이다.

그리고 여우조연의 피지컬의 강력함은 로이스 레인 이상이다.

뭐, 그래도 재미는 있다. 별점은 8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밀리의 서재 때문에 읽지 않았을 것 같은 일본의 최근 추리소설들을 읽고 있는데, 이 소설은 아주 확실한 단점을 전작과, 그리고 많은 동시대 일본 추리소설들과 공유하고 있다. 즉, 살인 방법이 가능할 성 싶지 않다는 것. 그런 단점을 발상의 기발함과 반전으로 메꾸려고 드는데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 취재를 하기는 했는데 엉뚱한 쪽으로만 하고 발은 허공에 떠있는 느낌.

별점은 6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 7점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북로드

1. ABC 살인사건을 기본 모티브로 해서 흑막을 좀 비틀었는데, 인간이 그런 정도로 쉽게 조작될까 하는 의문이 좀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내적 논리는 갖췄다. 평범한 체형의 괴력, 피아노 좀 쳤다고 그 정도로 힘이 세지나 하는 사소한 의문점도 넘어갈 만 했다.

2. 경부를 경감으로 번역하지 않는 것 같은 걸 제외하고는 가와이 간지의 시리즈보다 훨씬 낫다. 말이 된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3. 그래도 발상의 변태성은 나로서는 도저히 못쫓아갈 듯.

4. 이걸 어떻게 속편을 쓰나 했더니, 그런 식으로 쓰다니.

5. 일본형법 제39조(우리나라 제10조)의 문제점을 다룬 소설인데, 심신상실자 범행의 피해자가 폭력집단인 적은 없고, 왜 늘 노약자나 아이들인가라는 문제 제기는, 암만 만취 상태의 주정뱅이도 자기가 질 것 같은 상대는 본능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수긍할 만한 주장일 수 있다. 난 적어도 심신상실이라는 판단은 많이 신중해야 하고, 심신상실 상태가 치유됐다는(치유 여부는 좀 더 자세히 해야 할 얘기지만) 판정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델라이언

단델라이언 - 6점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작가정신

1. 제목의 발음은 마음에 안든다.

2. 이 시리즈의 최대의 약점은, 도대체 그런 범죄를 혼자서 그렇게 쉽게 저지를 수가 없다는 점을 전혀 해명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래 놓고서는 완전범죄인 척 하는데, 작가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건 완전범죄 정도도 아니다. 거의 초인 수준이어야 한다.

3. 최대 강점은, 경찰관들의 계급을 우리나라 계급에 맞춰준 점. 경시, 경시보, 경부 같은 거 없고, 경위, 경감 등으로 바꿔줬다.

4. 종이책이었으면 세권을 다 봤을까 싶다. 그냥 첫권만 보고 말았겠지. 전자책이라는 이유 때문에 다 봤고, 그 만큼 시간을 낭비했다는 건 아쉬운 점이다.

캡틴 마블 영화

1. 액션은 실제로 구리기 때문에 2D로 본 걸 잘했다고 생각한다.

2. 논란의 페미니즘은 뭐 그렇게까지 과민한가 싶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말 같은 수준인데? 그냥 논란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봤으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갔을 것 같다.

3. 브리 라슨이 과연 적역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전반적으로 다 그랬지만, 특히 쿠키에서는 왜 그렇게 더 촌스러웠을까? 머리라도 좀 살짝 다듬어줬으면...

4. 애용이 구스가 씬 스틸러라고는 그다지... 게다가 퓨리의 눈은 좀 무리수.

5. 스크럴과 크리의 관계를 그렇게 해놓아도 되는 건가? 게다가 탈로스는 부하를 가차없이 희생시키는 냉혹한 지휘자던데.

6. 캡틴 마블이 타노스를 껌처럼 생각한다라? 난 마지막 우주전투 씬을 봐도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고, 게다가 마블의 힘이라는 게 고작 테서랙트 파워의 일부분을 흡수한 것인데, 인피니티 스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타노스를 갖고 논다고? 내가 그 동안 뭘 놓쳤나?

6-1. 그 놈의 포톤 블라스트는, 아무리 힘을 제어했었다 하더라도, 탈로스가 정통으로 맞고도 옷조차 찢어지지 않는 수준인데 그게 무기이기는 한 건가 모르겠다.

7. 의무감에 보기는 하였지만, 꼭 볼 수준은 아닌 듯 하다.

드래곤플라이

드래곤플라이 - 6점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작가정신

1. 데드맨의 후속작이다. 같은 형사팀이 나온다.

2. 이 작가의 특징 같은데, 도입부가 너무 작위적이다. 게다가 이게 정말 커다란 복선이다. 자료 조사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별로 그 자료들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그저 나열에 그치는 느낌.

3. 살인자의 정체 같은 건 상당히 쉽게 눈치챌 수 있는데, 살인의 동기는 너무 변태적이어서 오히려 짐작을 못했다. 또 그 배드 엔딩까지의 과정 역시 너무 작위적이었다.

4. 보던 김에 3부작의 나머지 권도 보기는 하겠지만, 다른 책을 볼 가치가 있는 작가는 아니라는 느낌.

데드맨

데드맨 - 6점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작가정신

1. 작가가 나름대로 조사도 많이 했고, 반전으로 뒤통수를 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있다.

1-1. 근데 그 반전이 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동기도 여섯건의 살인을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없다. 게다가 그 여섯건의 살인이 정말 범인이 혼자 저지르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조력자가 있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다.

2. 그래도 재미는 있는 편. 천재라고까지 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지만 말이다.

3.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이라는 책은 들어본 적도 없다.

누가 아이비 포켓 좀 말려줘

누가 아이비 포켓 좀 말려줘 - 7점
케일럽 크리스프 지음, 이원열 옮김/나무옆의자

1. 전작의 단점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더 나아졌다.

2. 너무 뻔한 스토리가 (그걸 진짜 모르는 척 뻔뻔스럽게 넘어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이기도 하고, 정말 많이 읽었던 설정이라는 게 그다지 방해요소가 되지 않는 신기한 책이다.

3. 3권에 대한 궁금증은 제대로 줬으므로 이것만으로도 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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