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 - 6점
양자오 지음, 조필 옮김/유유

같은 저자의 "미국 헌법을 읽다"를 읽었다면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헌법을 읽다의 요약본 같은 느낌.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 2점
사이먼 가필드 지음, 남기철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1. 제목이야 빌 브라이슨을 베낀 거겠지.

2. 책의 구성과 내용이 매우 난삽하다. 내가 원하는 방식의 과학적 구성이 아니라 에세이에 가깝다. 드는 품에 비해 얻을 정보나 재미의 양이 극히 적다.

미국 헌법을 읽다 - 우리의 헌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미국 헌법을 읽다 - 10점
양자오 지음, 박다짐 옮김/유유

1. 미국의 독립기념일이 1776년 7월 4일이라는 건 어렸을 때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역사에 관심을 갖거나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독립 선언이 영국과의 독립전쟁 와중에 나왔다는 정도는 알아도, 이후 미국의 헌법이 언제 제정됐고 초대 대통령 워싱턴이 언제 취임해서 임기가 얼마였는지 같은 것은 몰랐다.

1-1. 사실은 독립선언문과 헌법이 같은 문서였던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1-2. 그래서 이 책의 저자가 맨 앞에 워싱턴의 임기가 언제였는지를 묻자 좀 당황했다. 1789년부터 1797년까지였다고 한다.

2. 이 책은 그 동안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미국 헌법을 논하고 저자의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그 내용 중에는 내가 몰랐던 것도, 알긴 알았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무척 많았다.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조금 있기는 했지만.

3. 미국 헌법이 왜 입법권을 맨 앞에 두고 있는지, 세계 최초의 제정 헌법인 미국 헌법이 삼권분립을 어떤 식으로 이해했는지, 행정권이라는 것이 어떤 성격인지(이건 내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이다), 탄핵 사유에 들어있는 misdemeanor가 무슨 의미인지, 판사를 무능하다는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Good behavior가 무엇인지 등등 주옥 같은 내용이 가득하다.

4. 특히 가장 중요한 챕터는 "대통령제를 시행하려면 준법 사회가 필요하다"는 제6장이다.

5. 근래 읽은 법 관련 서적 중 가장 충실하고 재미있었다. 법학도가 아니더라도 미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6. 책 제목의 부제에서 말하는 우리의 헌법은 한국이 아닌 저자의 모국 타이완을 말하는 거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3 세트 - 전3권 - 6점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교유서가

1.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일인자 시리즈 마지막 권이다. 원래 쓰고 싶지 않았던, 그러나 독자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썼다는 파트인데, 그래서 그런지 쓰기 싫은 티가 역력하다. 분량도 상대적으로 적고,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

1-1. 온 정을 다 쏟았던 카이사르가 퇴장한 탓일 가능성이 크다.

1-2. 역자들 역시 텐션이 떨어진 건지, 아니면 지친 건지 오역과 불성실이 많이 눈에 띈다.

2. 매컬로의 카이사르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은 폼페이우스의 다운그레이드와 카이사르의 무조건적 신격화(배신 당한 걸 배신이 아니라고 강변한다든가 하는 식의)에서 볼 수 있는데, 이번 권에서도 옥타비우스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위해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과도하게 폄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클레오파트라가 작고 못생겼다는 묘사를 지나치게 반복하는데, 그러면서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빠져드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2-1. 반면 카이사리온에 대해서는 카이사르에게 쏟다 남은 애정을 쏟아부으려고 무척 애를 쓰는데, 워낙 사료가 명확한 탓인지 칭송에 한계가 있다.

3. 차라리 이럴 거면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대충 쓰고 아우구스투스와 아그리파에 대해서 썼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미술을 배운 우리나라 학생들 중에 아그리파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느냔 말이지.

Holy Shit

Holy Shit - 5점
멀리사 모어 지음, 서정아 옮김/글항아리

1. "욕설, 악담, 상소리가 만들어낸 세계"라는 부제로 내용은 대충 설명될 수 있다.

2. 로마, 성경, 중세, 르네상스, 18,9세기, 20세기의 여섯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중세 이후는 재미 없다. 로마와 성경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3. 로마의 경우, 특히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1인자 시리즈와 비교하면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3-1. 매컬로는 그리스인은 동성애를 좋아했고, 로마인은 동성애를 금기시했다고 일관되게 기술했는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과는 조금 다르다. 로마인이 동성애를 금기시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3-2. 이 책의 서술은 매컬로와 다르다. 로마인이 금기시한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에서 여성적 포지션을 선호하는 것, 즉 삽입당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로마에서는 남성성(존엄)이 극히 중요시되었고, 삽입당하는 것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으므로 동성애의 여성적 포지션은 그 자체로 존엄의 훼손이기 때문에 금기시 되었다는 이야기다.

3-3. 여기서 삽입은 항문만이 아니라 구강을 포함한다고 한다.

4. 이런 내용을 염두에 두면, 술라가 여장을 좋아했던 점, 그러면서 그 사실을 숨기려고 그렇게 애썼던 점, 카이사르가 니코메데스와의 추문을 그렇게 괴로워했던 일 같은 게 곧바로 설명된다.

4-1. 하지만, 제모는 키나이두스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늘 전신 제모를 했던 카이사르는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5. 성경 얘기는 성경의 역사성을 언급한 다른 책들과 비교해서 보다 더 노골적이어서 기독교도들은 굉장히 읽기 괴로울 듯.

서치 영화

1. 재미는 있지만, 무대가 우리나라였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사건이다.

2. 실종 신고가 됐을 때 바로 휴대전화 최종 발신지를 확인하면 끝! 호수 찾는 데 그렇게까지 오래 걸릴 수가 없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8점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쌤앤파커스

1.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GUT(Great Unified Theory)는 아인슈타인이 말년을 모두 바치고, 결국 실패하고 말았던 이론이다.

1-1. 이 대통일이론의 후보로 대중들에게 가장 유명한(어쩌면 나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론은 초끈이론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은 초끈이론이 아니라 루프이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1-2. 사실 루프이론이라는 게 있었는지도 몰랐지만, 책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매우 강한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3. 근데 난 사실 초끈이론이 뭔지도 모르니까 또 초끈이론 관련 책을 보면 그 내용에 설득당할지도 모르지.

2. 근래 읽은 과학 관련 책들 중에서는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도로시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 8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

1. 혹시 안 죽일까 싶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중반도 되기 전에 죽여버렸다.

1-1. 어쩌면, 죽인 것 자체가 반전인 면은 있지만 그건 또 스포일러라...

2. 빌을 그렇게 애지중지할 거면 왜 그렇게 일찍 죽여놔서.

3. 먼치킨을 뭉크킨으로 번역한 건 좀 많이 아쉬웠다. 바움의 전작 번역판에서 뭉크킨으로 오역돼 있는 건 알지만, 일본어 원서에서도 뭉크킨이라고 안 하고 マンチキン이라고 표기했을 게 뻔한데...

4. 앨리스, 클라라에서는 트릭이 받아들일 만 했지만, 이번 트릭은 좀 불공정했다.

5. 그래도 재미있었고, 그래서 고바야시 야스미의 다른 책들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5-1. 하지만 고어가 심해서 심약한 사람들에게는 권하지 못하겠다.

클라라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 7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

1. 전작인 앨리스 죽이기가 마음에 들어 본 책. 앨리스의 속편이다.

1-1. 이 작가의 특징은, 정말 제목대로 앨리스나 클라라를 죽인다는 점이다.

2. 마음에 든 캐릭터였던 빌이 다시 등장해 좋았다. 즉, 클라라는 앨리스의 프리퀄이라는 이야기다.

3. 호프만 월드를 어떻게 다뤄 나갈지에 대한 떡밥이 회수가 안됐다는 이야기는 속편이 준비되어 있다는 뜻. 그리고 아직 안 읽은 도로시 죽이기가 나왔다. 결국 도로시도 죽겠지?

3-1. 작가의 성향으로 봐서는, 이쯤에서 짠 하고 도로시를 안 죽일 가능성도 있다.

4. 전작에서 사용했던 트릭을 재활용했기 때문에 신선도가 좀 떨어졌다. 따라서 괜히 쓸데없이 복잡해 졌고 완성도도 떨어졌다.

5. 마지막 장면은 독자를 좀 아련하게 만들려고 한 것 같이 노리고 쓴 부분인데, 실제로 그런 감정이 살짝 들었다.

앨리스 죽이기

앨리스 죽이기 - 9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

1. 매우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한 소설인데, 참 등장인물들을 가차 없이, 잔혹하게 죽인다.

1-1. 초반부의 말장난을 통해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수법이 뛰어난데, 그 부분에서 호오가 좀 갈릴 듯 싶다. 난 재미있다고 느꼈지만 짜증낼 사람도 상당수 있을 듯.

2. 두 가지 큰 반전이 있고, 집중해서 봤더라면 알아챌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변명할 수는 있지만 책이라는 게 읽다 보면 앞부분에 무슨 이야기가 나왔었는지는 잊어버리는 게 정상적인 감상법이라고 믿는다. 이 반전들은 정말 상당히 재미있었다.

2-1. 다만 첫번째 반전은 속편인 클라라 죽이기를 읽고 나면 그럴 가능성을 간과하고 넘어간 이모리에게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건 설정오류가 아닌가 싶어진다.

3. 마지막 앨리스에 대한 잔혹한 장면만 아니었다면 집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었는데...

4. 즐겁게 감상하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정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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